떠날 때를 알고 있는 나무 잎처럼 낮은 곳으로 흐를 줄 알게 하시고,
을숙도를 지키는 이름 모를 사람들에게 조차 엽서 한 장 뛰울 수 있는 마음으로 이 세상을 돌아 보게 하소서
나이가 만 수에 찰 수록 더해가는 씋쓸한 가을이 되지 않게 하시고,
마음이 가난해 질수록 그윽한 찻 잔의 온기를 가슴에 담아 추은 곳을 향한 두려움까지도 이겨 낼 수 있는 용기를 주소서
네 잎 크로바의 행운의 날 보다도 잔잔한 일상을 사랑하게 하시고,
큰 나무에 가려진 그늘진 삶도 돌아 보게 하소서.
노인의 투박한 손과 외 지팡이의 흔들림을 사랑하게 하시고, 죽음까지도 사랑 할 수 있는 용기를 주소서
인생을 일생 속으로 번복 할 수 없는 단 한 번의 기회임을 알수 있게 하시고, 지는 꽃 마져도 사랑하게 하소서
과거에 집착하지 말게 하시고, 이미 남루해진 바지 자락 속에서도 무릎을 꿇지 않게 하시고,
바다를 항해하며 깃대를 높이 올려 만 선으로 돌아 오는 어선처럼 우리의 가을이 풍요롭게 하소서.
다 해도 못 다한 사랑, 부디 이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시인 신경희
오늘도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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