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주간

마지막 주간

김희건 목사 0 2023.12.26 07:11
이번의 마지막 주간은 내게 특별한 의미가 있다. 1992년 9월 프린스턴에서 시작된 목회 생활의 마지막 주간이기 때문이다. 이번 주간 새벽 말씀과,수요 예배, 주일 예배로 나의 공적 목회 생활은 끝을 맺는다. 침 긴 세월인데도 마음에 특별한 감흥은 없고, 이날까지 나를 붙들어 주신 하나님께 마음의 감사를 올리게 된다.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고 싶은 열정으로 시작한 목회 생활이었지만, 부끄러운 일도 많아서 머리를 들 수 없다. 그런 나를 이날까지 붙들어 주시고 사용하여 주신 하늘의 하나님께 감사의 마음을 갖을 뿐이다.
말씀의 가치를 알고, 이 말씀을 더 깊이 알고 싶은 욕망은 대학시절부터 있었다. 매일 매일 성경을 읽고 묵상한 것을 노트에 남겨 두었는데, 말씀의 깊이를 알아 가는 것이 더할 나위없이 즐거움이 되었다. 그래서 한 가지 소원은 말씀을 더 깊이 알고, 배우는 것이었고, 이 목적을 위해 공부하고 목회하고 이날까지 지내왔다 할 수 있다.
나의 일생에 감사할 제목은 이 성경의 가치를 알게 된 것, 그 성경을 붙들고 살아올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를 사랑하라. 그가 너를 지키리라" (잠4: 6). "그를 높이라 그리하면 그가 너를 높이 들리라. 만일 그를 품으면 그가 너를 영화롭게 하리라"(잠4:8). 하나님의 말씀을 가까이 하는 자들이 받을 복을 그렇게 증거해 주셨다.
돌이켜 보면, 참으로 존귀한 삶을 살아왔다고 하겠다. 목사로, 신학교 교수로 살아올 수 있었다는 것이 감사하고 보람된 삶이었다. 이 두 가지 직분에서 내가 힘써 살고자 했던 것은 성경, 하나님의 말씀을 바르게 알고, 바르게 전하려는 것이었다.
사실 성경을 들고 전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성경의 바른 뜻을 전하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고, 자기 생각과 수준에서 성경을 보고 전하기 마련이다. 그런 면에서 성경을 함부로 전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 항상 마음에 불편함을 가져왔다. 말씀을 하나님으로 대하는 겸손과 경외의 마음이 앞서지 않으면 성경의 참 뜻을 아는 일이 쉽지 않다고 믿는다.
오늘날 자유주의 신학의 발달로 미국 신학교에서는 성경의 신적 권위를 믿지 않고 함부로 비판하고 해석하려 한다. 그 결과, 미국 신학교는 점점 더 쇠락하여 가고, 따라서 미국 교회도 힘을 잃어 가고 있다. 근래 신학교들이 문을 닫았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 일부 한국 신학교는 너무 쉽게 학위를 내어 주고, 적절한 절차 없이 목사 안수를 허락함으로 질적 저하를 가져 왔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런 배경에서 이민 교회 목회자들이 교회 안팎에서 제대로 대접을 받지 못한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그런 현상에 대해 많은 부분은 목회자가 짊어져야 할 책임이다. 적어도 하나님의 일을 하는 사람은 정직해야 하고, 진실해야 한다. 이 정직과 진실에 실패한 목회자들은 달리 인정을 받을 수 없을 것이다. 무슨 학위나 교회 세계의 직위가 그 사람을 보증해 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람의 가치는 진실함과 정직에 있고, 착한 마음으로 사는 데 있다. 그래서 하나님의 일을 하는 사람은 마음을 다하고 힘을 다해 진실하고 정직하게 살기를 힘써야 한다. 눈 앞의 이익을 위해 쉽게 거짓말하는 사람이 어찌 하나님의 일꾼으로 불리울 수 있을까? 하나님이 가장 미워하는 것이 교만과 거짓 아닌가? (잠6: 17). 주님을 만난 사람은 공통적으로 겸손하고 진실한 삶을 추구한다. 이런 사람, 이런 목회자들을 친구로 삼고 함께 지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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