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가는 길(Going home)

집으로 가는 길(Going home)

이재영 선교사 0 2023.12.05 08:43

 누군가 주변에 있어 주는 것 만으로도 축복받고 감사한 일입니다. 


 미국 뉴욕에서 플로리다 해변으로 가는 버스에 활달한 세 쌍의 젊은 남, 녀가 탔는데 승객이 모두 타자 버스는 곧 바로 출발했고, 세 쌍의 남, 녀들은 여행의 기분에 취해 한참을 떠들고 웃어 대다가 시간이 지나자 점점 조용해 졌습니다.


 그런데 그들 앞 자리에 한 사내가 돌 부처처럼 앉아 있었는데 무거운 침묵 속에 수염이 덥수룩한 표정 없는 얼굴…


 젊은이들은 그 사내에게 점점 관심을 두기 시작했습니다.


 저 사람은 누구일까 ? 배를 타던 선장 ? 아니면 고향으로 돌아 가는 퇴역 군인 ?


 일행 중에 한 여자가 용기를 내어 그에게 말을 붙였는데 그에게서 깊은 우수의 그림자 같은 것이 느껴 졌습니다.


 "포도주 좀 드시겠어요 ?"


 "고맙소."


 그는 엷은 미소를 지어 보이고 포도주를 한 모금 마셨습니다. 그리고 다시 무거운 침묵... 그리고 시간이 흘러 아침이 되었습니다.


 버스는 휴게소에 섰고 어제 밤 말을 붙였던 여자가 그 사내에게 "함께 식사하자" 고 말하자 그는 수줍은 표정을 보이면서 그들과 자리를 함께 했습니다.


 식사를 끝내고 그들은 다시 버스에 올라 탔고 젊은 여자는 그의 옆 자리에 앉아 이것, 저것 물었습니다.


 얼마 후 사내는 여자의 집요한 관심에 항복했다는 듯 굳게 닫혀 있던 입을 열고 자신의 이야기를 천천히 꺼내기 시작했습니다.


 그의 이름은 '빙고' 였으며 지난 4 년 동안 뉴욕의 교도소에서 징역 살이하고 이제 석방되어 집으로 돌아 가는 길이라고 했습니다.


 "감옥에 있는 동안 아내에게 편지를 보냈는데 내가 부끄러운 죄를 짓고 오랜 시간 집에 돌아 갈 수 없으니 만약 나를 기다릴 수 없다고 생각되거나 혼자 사는 것이 고생된다고 생각되거든 나를 잊어 달라고 하며 재혼해도 좋다고 했고, 편지를 안 해도 좋다고 했는데 그 뒤로 아내는 내게 편지를 하지 않았소. 3 년 반 동안이나…


 그리고 석방을 앞두고 내가 아내에게 다시 편지를 썼소. 우리가 살던 마을 어귀에 커다란 참 나무 한 그루가 있는데 나는 편지에 만일 나를 용서하고 다시 받아들일 생각이 있다면 그 참 나무에 노란 손수건을 달아 달라고 했소.


 만일 아내가 다른 남자와 재혼을 했거나 나를 받아들일 생각이 없다면 손수건을 달아 놓지 마시요. 그러면 나는 그냥 버스를 타고 어디로든 가버릴 거요."


 그의 얼굴이 그렇게 굳어져 있었던 것은 '거의 4 년 간이나 소식이 끊긴 아내가 자기를 받아 줄 것인가 ?' 하는 불안감 때문이었습니다.


 이 이야기를 들은 그 여자는 물론이고 버스에 함께 탄 일행들도 이제 잠시 후에 전개 될 광경에 대해 궁금해 하며 가슴을 조이게 되었고, 이 이야기는 다른 승객들에게도 전해져 버스 안은 설렘과 긴장감으로 가득 찼습니다.


 그런데 정작 빙고는 흥분한 표정을 보이거나 창 밖을 내다 보거나 하지 않았지만 그의 굳어진 얼굴에서 깊은 긴장감을 느낄 수 있었는데 마치 그는 이제 곧 눈 앞에 나타 날 실망의 순간을 대비하며 마음 속으로 각오를 단단히 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빙고가 말한 마을과의 거리는 점점 가까워 졌습니다. 2 km, 1 km, 500 m...


 물을 끼얹은 듯 버스 안은 정적이 감돌았습니다. 버스의 엔진 소리 만이 꿈결에서처럼 아스라 하게 일정한 리듬으로 고막을 두드리고 승객들은 모두 창 가로 몰려가 숨을 죽였습니다.


 드디어 버스가 마을을 향해 산 모퉁이를 돌았습니다.


 바로 그 때 '와~~~!!!' 젊은이들의 함성이 일제히 터져 나왔습니다. 

 버스 승객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소리쳤고, 눈물을 흘리며 서로를 얼싸 안았습니다.


 빙고가 말했던 참 나무는 온통 노란 손수건으로 뒤덮여 있었습니다. 20 개, 30 개... 아니 수 백 개의 노란 손수건이 물결 치고 있었습니다.


 혹시라도 남편이 손수건을 보지 못하고 그냥 지나칠까봐 아내는 아이들과 함께 참 나무를 온통 노란 손수건으로 장식해 놓은 것이었습니다.


 버스 승객들이 감격하였지만 그러나 여전히 침묵을 지키는 것은 오로지 빙고 한 사람 뿐 ...


 그는 넋 잃은 사람처럼 자리에 멍하니 앉아 차창 밖의 참 나무를 뚫어지게 바라 보았습니다.

 이윽고 빙고가 자리에서 일어 났습니다. 그 나이든 전과자는 승객들의 뜨거운 환호와 박수를 받으며 버스 앞 문을 향해 천천히 걸어 나갔습니다. 


 이 이야기는 미국의 소설가이자 칼럼니스트인 피트 하밀이 뉴욕 포스트에 게재한  'Going home' 이란 제목의 글입니다.


 이 감동적인 이야기는 1973 년 Tony Olando & Dawn 이 만든 노래 '오래된 참 나무에 노란 리본을 달아 주세요.' (Tie a yellow ribbon round the old oak tree)가 전 세계적으로 크게 히트를 기록하면서 모두가 기억하는 감동 스토리로 남아 있게 되었습니다.


 노란 손수건은 "용서와 포용과  사랑의 표현" 입니다. 남편의 부끄러운 과거를 용서해 주고, 자신의 고달픈 세월을 마다 하지 않고 남편을 기다려 준 아내의 지극한 사랑입니다.


 I'm coming home, I've done my time.(나 형기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 갑니다)


 If you still want me.(당신이 아직도 나를 원한다면)


 Tie a yellow ribbon around the old oak tree.(그 오래된 참 나무에 노란 리본 을 달아 주세요.)

                     

 미국의 심장부를 강타한 9. 11 사건의 피해자들이 마지막 순간에 남긴 메시지는 사업이나 회사의 프로젝트 이야기는 한  마디도 없었습니다.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그들이 남긴 메시지는 하나 같이 가족에게 남기는 사랑의 고백이었습니다.


 "여보, 난 당신을 사랑했어. 당신을 다시 봤으면 좋겠어. 부디 애들 하고 행복하게 살아." 


 많은 사람이 일에 치여 가족도 잊은 듯 바쁘게 살아 가지만 "목숨이 1 분도 채 남아 있지 않을 때는 결국 가족을 찾는다" 는 것입니다.


 "어머니, 아버지, 여보, 나의 아이들아 !"


 그렇습니다. 인생의 가장 본질적인 보람은 일이나 성공이 아니라 가족입니다. 우리가 하는 일들이 아무리 소중하고, 가치가 있어도 가족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소설가 신달자 씨가 어느 라디오 대담에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9 년간 시부모 병 시중을 하다가 24 년 동안 남편 병 시중을 했고, 끝내 남편은 그렇게 죽었습니다. 일생 도움이 되지 않는 남편인 줄로만 알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창 밖에 비가 오기에 "어머! 비가 오네요" 하고 뒤돌아 보니 그 일상적인 말을 들어 줄 사람이 없더라는 것입니다.

 그 녀는 그제야 남편의 존재가 자기에게 무엇을 해 주어서가 아니라 그냥 존재함 그 자체 만으로도 고마운 대상이라는 것입니다.


 가족 보다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사랑하는 가족이 있는 당신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입니다.


 Tie A Yellow Ribbon `Round The Ole Oak Tree - Tony Orla..

(떡갈 나무에 걸린 노란 리본) Tony Orlando & Dawn 의 노래 


 1973 년 발매 올해의 "그래미 상" 수상


https://youtu.be/hyGpSs1Y75I?si=JwcmOkvqoVV2WA_0


 오늘도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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