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오랜고통은
소멸직전이었다.
바래지다 못해
가까스로 연결된 거미줄같던
가슴은 이제 조일것도 없었다.
잠조차 상실되어
문간옆에 쪼그리어
접이식 의자마냥 누워있던
몸뚱이는 건드리면 녹아내릴 지경이었다.
햇빛조차 무겁고
가방에 기대어 출근하던
길바닥은 수시로 올라와
그녀를 때렸다.
삶이란 것에 한 점 의미도
없고
그저 세월에 가느다란 한숨을 올릴 뿐이었다.
소금기만 남은 눈물에
아련한 그리움으로
하늘엄마를 향해 닿기만 바라던
힘겨운 사투의 걸음이었다.
한줄기 빛이라던가....
기적이라 불러야 당연한
그분의 음성에
갈라졋던 사막의 가슴에
물줄기가 흐르기 시작했다.
환도뼈가 부러졌다던
옛 선조마냥
내 부러질 곳은 깊었던 자아의 뿌리.
내 이성과 지성 감정이
붕괴되며
나는 상실의 기쁨을 받았다 .
자력이라던 인생의 타이틀.
오만의 가시관.
이 무겁던 외투를 벗어 벌거숭이가 되니
향기나는 날개를 달게되었다.
더불어 부속품이랄까.
자존의 부활과
자생의 웃음에
그저 감탄사로 무장되었다.
삼진아웃의 훈장은 떨구어지고
어디라도 갈 수있는 신을 신고
세상을 둘러 볼 기백에 배낭메고
파리한 손등의 핏줄도
심장의 고동도 힘차게 함께 할것이기에
차가운 공기도 맞을 각오가 섰다.
한 손에 피리들고
한 손에 그 분의 손길과 함께
새로운 길을 가볼까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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