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목사님이시죠?” “아닌데요.”
글 : 김용복 목사(City Fellowship Mission)
내가 마흔 살 가까이 되었을 때다.
한국에서 미국으로 내 무역사업을 위해 출장여행으로 큰 비행기를 탔다.
비행기내 중간 벽면 앞 오른쪽 통로 자리에 앉게 되었다.
그런데 내 왼쪽 세 자리에 한 살 정도 아기들이 있었다.
부모들이 없이, 스튜어디스들이 아이들을 앉혀 놓고, 이륙에 필요한 일들을 하러 바삐 가 버렸다.
내 짐작에는 입양되어 가는 아이들인 것 같았다.
안전 벨트를 매고, 비행기가 활주로를 이륙해서 하늘로 올라가자,
아이 중에 한 명이 울기 시작했다.
좀 있다 다른 아기들도 마구 울기 시작했다.
스튜어디스들도 이륙중이어서 자리에서 움직일 수도 없었다.
이륙할 때는 기압차이인가로 어른도 귀 안이 많이 아픈데, 아기들이 그런 것 같았다.
더구나 엄마, 아빠도 없이 혼자 그러니, 애처로웠다.
그래서 내가 옆에서 아기들에게 내 얼굴 표정과 손짓으로, 웃기는 동작을 계속 해주었다.
아기들은 더 울다가, 여러 가지로 바뀌는 내 얼굴과 소리, 손짓으로 정신이 팔려,
조금씩 울음을 멈추었다.
그리곤 저희들도 나의 눈을 마주 보며 반응들을 좀 하였다.
한참을 그리 하니 (아마 한 30분쯤), 아기들이, 아프다, 울다, 웃다 지쳐서 잠이 들었다.
이제 조용해졌지만, 열 두어 시간을 날아가야 하니, 심심하였다.
그래서 뭘 할까 하다가, 평소 그리 잘 하지도 않던 큐티를 하려고 성경책을 꺼냈다.
그리곤 말씀 읽고 큐티를 하곤, 쉬고 있었다.
좀 있다, 통로 건너편 옆자리에 앉으신 어느 아주머니가,
난데없이 “목사님이시죠?” 하고 물어보셨다.
“아닌데요.”
“그럼, 장로님이시죠?”
“아닌데요.”
그 뒤로는 아무런 말씀을 하지 않으셨다.
자기 예상이 빗나가서 약간 화가 나셨나 입을 다무셨다.
내가 그때 집사였을 때니, 사실대로 답을 했을 뿐인데.
오륙 년 뒤에 미국으로 이주하게 되었고,
나는 꿈에도 생각하지 않던 신학교를 들어가게 되었다.
목사 안수를 받을 때, 그 때 그 아주머니가 생각났다.
‘아, 하나님은 그 분을 통해 나에게 예언하셨구나.’
* 2022년 12월 14일 자로 발행된 <복음뉴스> 제18호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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